저는 제 우울을 팔지 않을 겁니다. 우울은 아주 잘 팔려요. 아마 제 우울도 아주 잘 팔릴 겁니다. 아주 매운 불닭과 떡볶이를 먹고 침대에서 과자를 빈 속으로 먹은 뒤 부스러기 위에 몸을 뉘이며 손가락을 죽죽 빨아먹고 싶을 때가 있었다. 감기에도 맥주로 배를 채운 뒤 펄펄 끓어오르는 내 몸을 방관하던 때가 있었다. 장기가 튀는 영화를 보며 냄새 나는 소 염...
나는 왜 이런 인간이 되었을까? 의문이다. 사회에서 좀 떨어져 있어야 할 것 같다. 약을 좀 약하게 쓰셨네요? 네 그럼 이번엔 약을 좀 더 세게 써보죠 그런데 저는 왜 똑같죠 천장을 보고 누우면 온 방에 물이 가득 차 질식 할 까봐 잠시 돌아 누웠다. 그리곤 다시 엎드렸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어 잠시 숨을 멈춘다 '피부 안 좋아지는데 로션 발라서 찝찝해' ...
희희
항상 외유내강이 되길 바랐다. 들었다. 정확히 그 단어로. 간간히 친해지고 있는 사랑스런 아이에게 "네가 외유내강이잖아. 음? 나는 너 진짜 외유내강이라고 생각하는데?" 역시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생각해보면 내가 바란 건 다 이뤘다. 신기하지. 이뤄진다니까 1등급도, 대회에서 받은 상도, 사진 찍은 것도, 버스킹도, 단단함도 터무니 없어 보였던 것도...
이건 담채 울음이다 눅눅한 7월의 궂은비는 나를 쫓아 내린다 너무나도 희고 옅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회색은 담담 할 때의 내 감정 같아서 나는 잠시 눈을 감는다 어깨 너머로 축축한 너의 눈물이 스민다
울음 없이 하루를 끝마치는 내가 너무 어색하다 나는 그때 어떤 감정이었나 뭐가 그리 힘들었나 뭐 때문에 밤 마다 울부짖으며 눈물을 삼켰나 별로 우울하지 않은데 죽어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 자극이 없어서 그런지 앞이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뭔가 죽어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 자해를 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기분 시인의 기분이다 아무 자극이 없지만 여러 가지 감...
넌 나보다 먼저 갔다 내 담배 친구였던 네가 그 날 그 계절 그 바다에서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겠지 별 감정은 들지 않아 그저 어여쁜 꽃이 이리 빨리도 졌나 되물었을 뿐 내가 청춘에 있었다면, 우리가 청춘에 있었다면 밤 새 길거리를 돌아다녔을 지도 모르지만 나는 너무 퍼석한 어른이기에 담배를 피우지도 않았는데 눈에 담배 연기가 들어간 듯이 눈이 따끔거렸다.
꿈을 꿨습니다 당신이 나를 사랑하는 꿈을요 당신이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 했을 때 머리에 꽂히는 이질감에 아 이건 꿈이구나 하고 절벽에서 떨 어 지 듯 눈이 확 떠졌습니다
우울은 축축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우울에 질식하나봐 다들 마음에 곰팡이가 피었어 어둡고 눅눅한 곳에서 스멀스멀 커져가는 곰팡이가 마음에 꽃처럼 피나 봐 우울은 축축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우울에 질식하나봐 다들 손목에 녹이 슬었어 빠걱삐걱 어색하게 평소보다 힘을 더 주어서 빨리 지치나봐 손목에 벌겋게 피나 봐
씩씩한 제정신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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